총의치 보철은 잔존자연치가 완전히 소실된 환자를 위해 구강 조직 회복을 위해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잔존치조제 흡수가 심하게 진행된 환자에서 총의치를 이용한 보철적 수복은 치과의사들에게 매우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치조제의 심하게 흡수된 양상은 의치 지지부위 감소 및 근육 부착부 위치 변화 등으로 인해 의치의 적절한 안정을 얻기 어렵게 한다.1,2 이에 불량한 잔존치조제를 지닌 환자에서 의치 제작시 적절한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도되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는 중립대 인상기법(Neutral zone impression technique)을 고려한 의치 제작이 있다.3
중립대(Neutral zone)는 기능하는 동안 구강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혀의 압력과 밖에서 안으로 향하는 볼과 입술의 압력이 평형을 이루는 잠재적인 영역으로 정의된다.4 의치는 결손된 조직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 외에도 구강 내 실제 공간과 잠재적 공간을 구조적으로 재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 중립대에 인공 치아를 배열하면 두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첫째로는 치아는 정상적인 근육의 기능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구강 근육계가 의치에 가하는 힘이 의치의 안정과 유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5 이러한 중립대를 고려하지 않고 치아를 배열하게 되면 보철물의 안정성과 유지력 저하, 부정확한 발음, 부적절한 안면 조직 지지 등이 나타날 수 있다.6
치아를 상실함에 따라 상, 하악의 치조 융기는 비 가역적인 골흡수를 보인다. 대체로 상악의 흡수는 하악과 비교할 때 비교적 느린 진행을 보이며, 하악은 상악에 비해 수직적으로 4배가량 빠른 속도를 보인다.7 또한 치조 융기의 수평적 흡수양상 또한 상악과 하악에서 크게 다른데, 하악의 치조 융기 변연이 특히 구치부에서 협측으로 이동함에 비해, 상악의 치조 융기는 구개쪽으로 이동한다.7 이에 따라 발치 후 점차 하악궁이 상악궁에 비해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게 되어 점진적으로 편측 교차교합 비율이 증가하게 되며, 3년 이상 경과한 무치악 치조제의 경우 양측 교차교합의 비율이 상당히 증가한다.8 이러한 경우 상악과 하악의 인공치를 모두 치조정간선 상에 위치시켜 의치의 안정성을 증진시키면 환자의 만족감을 높여준다.9
본 증례는 잔존치조제 흡수가 심한 무치악 환자에서 중립대 인상 및 치조제 관계 분석을 통해 상, 하악 총의치 수복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보다 나은 의치의 안정성을 도모하여 우수한 임상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본 증례 환자는 88세 여환으로, 기존 사용 중인 의치가 자주 탈락하며 불편하다는 주소로 내원하였다. 의과적 병력으로는 고혈압으로 인해 약 5년여간 약 복용 중이었다, 7년 전 제작한 치근지지 피개의치를 착용 중이었으며, 잔존 치근은 치주병변으로 발거 후 내원하였다.
방사선 및 임상검사 결과 상악에서는 전반적으로 심한 잔존치조제 흡수를 나타내었으며, 특히 비대칭적인 좌측 치조제의 협측 골 흡수가 두드러졌다. 하악은 3개월 전 전치부 잔존 치근을 발거하였고, 이를 제외한 구치부에서 심한 잔존치조제 흡수 양상이 나타났다(Fig. 1). 환자는 경제적인 문제점과 좋지 않은 전신건강 상태로 수술적인 방법을 이용한 보철 수복은 원하지 않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의치는 하악 잔존 치근 발거 후 분실하였으며, 구강 기능 회복 위해 먼저 임시의치 제작 진행하였다. 임시의치는 정상교합을 이용하여 통법으로 제작하였다. 하지만 임시의치를 착용하며 경과관찰 한 결과 기능 시 하악의치의 유지 및 안정 부족이 두드러졌으며, 환자 역시 의치 사용을 어려워하였다(Fig. 2). 이에 협측과 설측 근육의 압력을 최적화하여 균형을 이루는 위치를 찾아주는 중립대 인상 기법 및 치조제 관계를 고려한 치아배열을 통해 최종 의치를 제작하는 치료계획을 수립하였다.
임시의치를 장착을 통한 경과관찰 후, 예비인상 채득하여 진단 모형 제작하였으며 진단 모형 상에서 개인 트레이를 제작하였다. 그 후 변연을 형성하고 상, 하악의 기능 인상을 채득하여 최종 모형을 제작하였다(Fig. 3). 후구치 삼각융기등을 참고하여 교합제를 제작 후 동공간선과 캠퍼 평면 등을 참고하여 교합제를 조정하였다. 수직 및 수평 악간 관계를 채득하고 안궁이전하여 모형 부착 시행하였다(Fig. 4). 부착된 모형상에서 치조제 관계 분석을 위해 모델 스캐너(Medit T710, Medit, Seoul, Korea)를 이용하여 교합기에 부착된 주모형 및 교합제를 스캔하였고, 이를 디지털 이미지인 STL (stereolithography file)형태로 추출하여 캐드 소프트웨어(EXO CAD, Exocad, Darmstadt, Germany)로 불러와 치조제 관계 분석을 시행하였다. 교합제와 주모형 STL file을 정렬시킨 뒤, 교합제가 치조정간선을 구하고자 하는 부분의 하악 치조정과 닿을 때까지 평행이동 하였다(Fig. 5). 본 증례에서는 제1대구치 부분에서 시행하였으며, 교합평면과 치조정간선 간의 각도를 구한 결과 우측은 89도, 좌측은 76도로 측정되어 80도 이하로 측정된 좌측은 교차교합 결정하였다.10
다음으로, 수직 고경을 유지하며, 중립대를 채득하기 위해 레진상 위에 레진 스탑을 세웠고, 왁스 교합제는 제거를 하였다. 중립대를 인기하기 위해 레진 스탑 주변에 연성 이장재(Coe-comfort, GC Co., Tokyo, Japan)를 적용하여 구내에서 환자로 하여금 혀를 내밀거나 입술을 핥는 동작, 연하, ‘이(E)’와 ‘오(O)’발음 등의 기능 운동을 시행하도록 함으로써 볼과 입술, 혀의 근육 운동을 반영한 중립대를 재현하였다. 퍼티(Exaflex putty, GC Co.)로 중립대 인상체를 인기한 다음 인덱스를 제작하여 이를 참고하여 치아배열을 시행하였다(Fig. 6). 납의치상 치은부분에 연성 이장재를 적용한 상태에서 환자에게 기능운동을 시행하도록 하여 연마면 형태가 동적인 근육의 형태를 따르도록 하였다(Fig. 7). 의치 온성 후, 기공실 재부착 및 진료실 재부착을 거치고, 의치상의 적합도 및 심미성 평가 후 조정하여 장착하였다. 최종 의치 제작 후, 기존 임시 의치와 분석을 위해 캐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3D me Studio, Imagoworks Inc., Seoul, Korea)을 사용하여 단면분석을 시행하였다(Fig. 8). 인상면을 기준으로 최종 의치와 임시의치를 비교한 결과 다소 협측 경사를 보이던 임시의치에 비해 생리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치아배열이 된 최종 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Fig. 9).
인공치는 치조제 위에 위치하는 것이 저작 효율면에서 가장 우수하고,9 상, 하악 치조제를 잇는 치조정간선 상에 치아를 배열하면 의치의 안정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잔존 치조제의 흡수가 심한 경우, 상하악 치조제 관계를 측정하여 교차교합 형태의 의치의 치아배열을 고려할 수 있다.11 인공치를 배열하는 방법과 위치의 선정을 위해서는 치조제간의 위치관계를 정확히 평가해야 하는데 전통적인 방식은 매우 번거롭고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12 본 증례에서는 교합기에 모형을 부착한 상태로 환자의 악간 관계를 스캔하여 캐드 프로그램 상에서 환자의 상, 하 치조정간의 관계를 측정하여, 좌측 교차교합을 결정해 의치의 안정성을 높였다.
치아의 조기 상실로 인해 무치악 상태가 오래 지속된 환자들은 잔존 치조제의 흡수가 진행되어 치조제로부터 의치의 유지와 안정을 얻는데 어려움이 있다. 의치의 유지와 안정을 위해서 최근까지 여러 방법들이 시도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임플란트 고정성 보철 수복을 통해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해부학적 및 전신질환 요인들로 인해 임플란트를 이용한 치료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 중립대 개념을 적용한 치아의 배열과 연마면의 형성을 통해 높은 안정과 유지를 제공하는 의치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중립대 인상기법에 사용되는 재료들로는 연성이장재, 왁스, 산화아연 유지놀 및 아크릴 레진 등이 사용되어 왔다. 이 중 연성이장재는 혼합이 용이하며, 선택적인 초기 점도 및 기능 상태에서 조직 형태를 포착할 수 있는 느린 경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재료는 첨상 가능하며, 이는 신경학적 결손 환자에게 용이하다.13 위와 같은 이유로 본 증례에서는 연성 이장재를 사용하여 중립대를 인기하였으며, 이를 인덱스로 제작하여 치아배열을 시행하였다.
무치악 상태가 지속된 기간이 오래될수록 중립대의 위치는 잔존치조제에 대해서 보다 순/협측에 위치한다고 알려져 있다.14 중립대 인상기법을 이용하여 인공 치아를 중립대 범위 내에 배열하게 되면 잔존 치조제를 기준으로 치아를 배열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를 피해 갈 수 있다. 즉, 충분한 혀 공간을 확보해 줌으로써 의치의 안정과 유지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중립대 인상기법은 충분한 기능 운동을 통해서 연마면을 형성해 주는 방법으로 의치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혀나 협근 등 주변 근육에 의한 방해가 최소화되어 환자가 의치 장착 후 실제 기능 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중립대 인상기법을 활용한 의치제작의 최종목표는 더 나은 안정과 유지를 얻는 것이다. 본 환자의 경우 심한 잔존치조제 흡수를 보이는 환자로 치조정간선 및 중립대를 고려하여 상악 좌측 구치가 혀 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기존 의치보다 설측 배열되어 보다 나은 안정성을 도모하였다. 따라서 심한 잔존치조제 흡수를 보이며 의치의 안정성을 얻기 어려운 환자에게서 치조제 관계에 따른 치아배열 및 중립대 인상기법을 고려한다면 보다 더 나은 의치 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증례에서는 연성 이장재를 사용하여 중립대를 인기하였으며, 이를 인덱스로 제작하여 치아배열을 시행하였다. 또한 캐드 상에서 치조제 관계를 분석한 결과 좌측 교차교합으로 치아배열을 시행하였다. 치조제 흡수가 심한 환자에서 중립대 및 상, 하악 치조제 관계를 고려하여 역학적 및 생리적 안정성을 확보한 의치를 제작하여 기능적, 심미적으로 우수한 의치를 제작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